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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마 전, 할머니 장례가 있었다.
결혼 전 할아버지 장례 때는 나도 상복을 입었었는데,
결혼하고 아이가 있으니 상복을 입지 않고, 상주 자리도 지키지 않았다.
예쁘게 웃으며 찍은 영정사진. 다들 너무 예쁘게 찍혔다고 난리다.
그런데 아무도 그 사진을 언제 찍은건지 모른다.
할머니를 많이 미워했었으면서, 챙겨주는 이 없이 혼자서 그렇게 돌아가셨다는건 또 그렇게 마음이 쓰인다.
찬 바닥에 누워, 무슨 생각 했어요?
내 마음 편하자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, 걷기 싫다는 애를 들쳐안고 이틀 연속 빈소를 찾아갔다.
나 편하려고.
그래도 이해해줘요.
할머니 얼굴이 점점 아빠랑 닮아가서. 너무너무...
그래서 찾아가고 싶지도, 얼굴 보고 싶지도 않았어.
아빠 얼굴로, 이럴거면 왜 나를 찾아왔냐고, 화내는 얼굴을 보고싶지 않았어.
아빠가 왜 할머니를 챙기지 않냐고, 나에게 질책하는거 같아서.
그래도 이젠 할아버지도 있고 아빠도 있고 하니, 거기도 나쁘진 않죠?
편하게 계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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